누구나 노래를 하나보다.
철희 간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은 서른에 세상을 향한 자신의 결단을 노래하셨고,
김광석은 서른에 멀어지는 사랑과 청춘의 허무함을 노래했듯이..
아 또 여행스케치의 조병석도 서른에 노래를 했지, 되돌아보면 사랑일뿐이라고.
서른이 되는 사람 수만큼의 노래가 나오겠지만,
모두의 노래가 다르고 의미가 있겠지만,
바닥을 이루는 기본 정서는.. 놀라우리만큼 비슷한가보다.
또 한 사람이 서른에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청춘의 종말'에 부르는 노래.
"틱, 틱.. 붐!!"
귓속 어딘가에서 나는 째깍째깍 소리와 함께
서른을 일주일 남긴 날까지 달려온 존.
서른이라는 나이는 안정되고 유망한 직장과, 좋은 집과, BMW와,
잦은 해외출장과, 바쁜 삶과, 화려한 회의가 있어야 할 나이인가보다.
'꿈', '열정' 이런 단어보다는
'안정', '냉철' 이런 단어가.. 더 어울릴지 모른다.
인생의 고개에서
뮤지컬 작곡가로서 5년 동안 쏟아온 작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존.
'꿈'과, '꿈에 바친 열정' 빼면 내세울게 없는 존.
아니, 그것마저도 내세우지 못하는 존.
세상은.. '성공'이라는 자로 사람의 가치를 재기 때문이다.
5년이든 10년이든,
모든 노력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에 들지 못하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존의 뮤지컬이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의해 채택될 수도 있고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되건 아니건 간에,
그의 열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장래가 '기대되는', 천이형을 닮은 주인공이 나오는,
이 뮤지컬을 보고 나오는 걸음이 개운하지는 않았다.
꿈은 역시 사람을 살게하는 거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지만,
나도 꿈으로 살자는 다짐을 계속 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빠방한 사운드를 뒤로하고, 다시 나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 터전에서 난 또 타협하고 길들여지며 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마다, 나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
무엇을 채우고 있는지 모르는 나의 머리에서
틱틱붐의 대사들을 늘어진 테입소리처럼 꺼낼 모습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었다.
휴..
그 소리가 내게도 들리는 듯 했다.
째깍.. 째깍..
'박유진(학사^^)과 함께하는 문화생활'의 일환으로,
틱틱붐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내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 않은 장면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 . . . . . . .
그래, 결국 그런거다.
삶은 항상 선택으로 가득차 있고,
고통스러울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혁명을 한다.
세상이 나를 '성공'으로 판단하지 못하도록
내가 선택하면 될 것을
난 세상에 대한 피해의식만 키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자유는 대가가 필요하다.
그 대가가 적지 않겠지만
지불하며 살고싶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삶이 던져졌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사느냐는 내 자유, 내 선택이다.
나이 서른에 난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까.
"서른이든, 서른 다섯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흡.
P.S - 허접한 후기, 그래도 기록을 남기는 의미로 자족하며
학사님과 천형님의 후기를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