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2023.04.09 02:01

송별회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송별회는 형식적이었다.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내려가는 버튼을 누르듯, 우리는 자동적으로 회사 근처 '화포식당'으로 향했다. 돼지고기는 치이익 소리를 내면서 익었다. 우리가 함께 했던 18개월의 시간도 눌어붙지 않게 몇번 뒤적여졌다. 



여기서 쓸모없는 이야기를 몇시간 나누고 서로 불콰해진 얼굴로 자리를 일어서면 되겠지. 이렇게 서로 인간으로서의 도리 같은 것을 했다며 안심하는 자리다. 회사의 송별회. 딱히 먹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워 주문하는 후식 냉면 같은 것

 

 

 

 

 

 

 

 

 

 

 

 

 


2023.04.09 01:43

피트니스 클럽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체력이 이미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었다. 지금은 다만 그 기울기를 완만하게 만들고 싶을 뿐이다. 나의 젊음은 휘발성이었다. 해놓은 일도 없이 홀연히 사라졌다. 

 

 

 

 

 

 

 

 

 

 

 


2023.04.06 07:24

새벽에 깨는 이유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깨어있는 동안에는 늘 해야할 일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빨래 끝~!"과 같이 개운한 환호를 질러본 적이 없다. 운동, 독서, 선곡, 글쓰기, 그리기, 영어공부, 악기연습. 짧고 긴 인생의 목표를 위해 늘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반대로 말하면 나는 늘 그런 일들에 시달려왔다.

 

나는 누구도 내지않은 숙제를 서둘러 마치고 싶어하는 학생이다. 오늘도 엎드려 잠을 청한다. 눈은 감았지만, 늦은 밤까지 마음의 교실은 불이 환하다.  

 

 

 

 

 

 

 

 


2023.03.30 07:45

악당출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D795A8DA-584F-46EA-A542-DAC51B32229B.png

이제는 관록이 붙어서 인사따위는 어떻게 진행되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방이 붙고 나니 역시나 그 자리에서 사라진 표정으로 컴퓨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주위의 시선따위 발 한켠으로 밀어놓고, 이 리그를 먹어치우겠다는 기백이 부럽다. 슬램덩크의 청소년들처럼 살고싶다.

 

 

 

 

 

 

 

 


2023.03.29 08:34

웅남이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VIP 시사회에서 <웅남이>를 봤다. 손익분기점 90억. 나 같으면 대단한 압박감에 정육점 고기처럼 진공압축이 되었을 법한데, 살이 좀 빠졌다는 이야기만 들리고 성광이는 꿋꿋하게 잘 이겨나고 있다.

 

영화가 시작되자 내용은 들어오지 않았다. 저기 저 장면에서 박성광은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피카레스크식 구성도 아닌데, 스크린 밖 상황만 계속 그려졌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들쑥날쑥. 성광의 인맥이 작용해 좋은 배우들이 드문드문 들어왔지만, 그저 여기저기서 자기만의 연기를 하고 있었다. 무명의 배우들은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 그저 웅얼웅얼하는 느낌이었다. 감독의 지시하에 일목요연한 질감 같은건 보여주지 못했다.

 

박감독은 현장에서 연기자들의 스케줄을 잘 챙겨줬다고 한다. 어쩌면 캐스팅을 도와준 것만으로도 배우들에게는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을거다. 아니면 '나보다 더 전문가'인 연기자들에게 이번엔 한수 배우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서 욕 먹지 않는 감독이 끝까지 욕을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방목하지 않고,  채찍을 들고 당근을 들고, 저기서 좀 더 자신감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내가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작은 배우들로만 캐스팅을 해서, 강하게 진두지휘를 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유쾌한 실험정신은 드러나지 않았을까. 이미 끝난 일에 대해서 성광이보다 더 걱정을 한다. 

 

사실상 대형영화가 없는 상황이다. 하늘이 준 대진운, 그것조차 살리지 못하는 처참한 결과. 세상이 같이 망했으면.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은 다른 이들보다 박성광은 얻은 것이 많다. 관중석에서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나같은 사람들보다는 프로 리그에 뛰어들어 최하위를 하는 선수가 훨씬 위대하다. 지금의 경험은 무조건 플러스. 백퍼센트 플러스다.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 460 Next
/ 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