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가 않고
아주 긴 월요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월화수목금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가 않고
아주 긴 월요일이 이어지는 것 같다
지난 3년간 선곡했던 5000여곡을 엑셀로 통계내어 출력했다. 다 들어보려면 한달은 걸릴것 같은데 이 미련한 짓도 결국은 내 체력으로 남고. 도움이 될 것이다. 똑똑한 날라리들이 제대로 노력하는 곳이 방송국 아니겠는가

H선배와 이야기 할때는 장애를 느낀다. 최근에 변기 뚜껑이 떨어져 수조에 조각이 났다는 평범한 이야기 조차. "변기가 원래 두꺼운데, 왜 깨지지? 뚜껑은 그게 잘 안빠지는데 원래?" 이런 대답을 던져, 내 말을 믿을 때까지 몇번을 반복해 설명해야 했다. 변기 뚜껑보다 내 뚜껑이 먼저 열렸다
어제 점심을 먹다가는. 비리를 저지르고 착복한 옛 부장의 이야기를 꺼냈는데 두번세번 그럴리가 없다고 한다. 내가 겪은 4년간의 절절한 경험을 너무도 쉽게 부정하는. 그 올라간 입꼬리가 불쾌했다. 내가 굳이 그걸 설명하기 위해, 옛 동료를 부르고 출입기자를 부르고. 길길이 날뛰다가 결국 언성을 높였다.
일단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고, 이단은 상대의 말에 대한 신뢰가 없다. 대화를 하고 나면 묘한 모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설득할 필요도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인연은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

허송세월은 아니구만
송별회는 형식적이었다.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내려가는 버튼을 누르듯, 우리는 자동적으로 회사 근처 '화포식당'으로 향했다. 돼지고기는 치이익 소리를 내면서 익었다. 우리가 함께 했던 18개월의 시간도 눌어붙지 않게 몇번 뒤적여졌다.
여기서 쓸모없는 이야기를 몇시간 나누고 서로 불콰해진 얼굴로 자리를 일어서면 되겠지. 이렇게 서로 인간으로서의 도리 같은 것을 했다며 안심하는 자리다. 회사의 송별회. 딱히 먹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워 주문하는 후식 냉면 같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