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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님,
기록 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 싶었습니다.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람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협상이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버티었습니다.

모두 나의 지시로 비롯된 일이니 설사 법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내가 감당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 7-8명을 고발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습니까?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국가기록원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먼저 꺼낸 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끝에 답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전화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을 믿고 저번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때도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속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처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미루고 미루고 하더니 결국 '담당 수석이 설명 드릴 것이다'라는 부속실장의 전갈만 받았습니다.
우리 쪽 수석비서관을 했던 사람이 담당 수석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처한 상황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은 내가 잘 모시겠다.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 만큼, 지금의 궁색한 내 처지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내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오해해도 크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가다듬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록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가지러 오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통령기록관장과 상의할 일이나 그 사람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국가기록원장은 스스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정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본 것도 보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해 놓은 말도 뒤집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의 드리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기록을 보고 싶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정보화 시대에 맞는 열람의 방법입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 문화에 맞는 방법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렇게 하실 것입니까?
적절한 서비스가 될 때까지 기록 사본을 내가 가지고 있으면 정말 큰일이 나는 것 맞습니까?

지금 대통령 기록관에는 서비스 준비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까?
언제 쯤 서비스가 될 것인지 한 번 확인해 보셨습니까?

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나의 국정 기록을 내가 보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것입니까?

공작에는 밝으나 정치를 모르는 참모들이 쓴 정치 소설은 전혀 근거 없는 공상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기록에 달려 있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 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글들은 읽고 계신지요? 참여정부 시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하느님께서 큰 지혜를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7월 16일
16대 대통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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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문, 그리고 경찰의 통제

대한문 앞에 자발적으로 차려진 시민들의 추모 행렬을, 경찰이 만 여 명에 가까운 병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치 50년대, 70년대,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어느 한 사람의 죽음을 전 국민이 애도하는데, 정부는 민란이 날 것을 우려해 대규모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막고 있고, 정부에서는 긴급한 대책회의에 부심하고 있다는 것.

저는 아프리카TV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50년대, 70년대, 그리고 80년대를 떠올렸습니다.

이승만에 맞선 야당 후보들이 잇따라 병으로 서거하자, 국민적인 애도의 물결이 일어났으나, 이승만 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하여 탄압하였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곧 정권을 붕괴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곧 현실이 되었으니, 마산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숨진 김주열 열사의 죽음이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리는 4.19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70년대, 전태일 열사의 죽음은 70년대 노동운동에 불을 당겼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열사의 장례식을 극도로 통제하였으나, 그의 죽음은 결국 박정희 정권을 무너뜨리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80년대, 경찰의 손에 숨진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 그들의 죽음은, 전두환 정권을 무너뜨리는 도화선이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갑호비상령에 준하는 최고 상태의 경계령을 전 경찰에 하달했다고 하더군요. 검찰과 법무부, 나아가 관계장관들이 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하는데, 그 주 목적 가운데 하나가, 전국민적 애도의 물결이 집회 시위로 번지지 않도록 막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한 사람의 죽음을 두고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은, 이 정권이 민주적 정당성을 이미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정권의 안위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것은, 반대로 그만큼 이 정권이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80년대 6.10항쟁 직전을 보는 듯 하군요.

이 정권이 경찰과 검찰에 의한 공포정치로만 정권의 안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밖에 정권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 이 정권은 사실상 끝장이 난 정권입니다.



2. 검찰에 대한 생각

저는 단순한 법률학도로서, 매우 간단한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직 중 박연차 회장이 대통령의 가족에게 돈을 줬다. 그 돈으로 아들은 사업을 했다고 하고 딸은 전세금을 냈다고 한다. 둘 다 아버지가 미국으로 내 보내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게 팩트입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는 거죠? 대통령 가족은 돈 거래 하지 말라는 법도 있습니까?

대부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리가 있다는 걸 전제에 깔고 있는 상태인데, 저는 명백히 그 전제에 반대합니다. 노무현은 죄가 없습니다.



검찰은 노무현의 가장 아픈 부분이 돈 문제란 점에 주목한 듯 합니다. 평생 가난한 재야 정치인으로 살아온 노무현, 그래서 항상 돈 때문에 쩔쩔맸고 몇몇 기업인들에게 신세를 졌던 노무현. 아들 딸이 설령 사고 칠까봐 재임기간 중 미국으로 쫓아낸 노무현.



노무현 대통령이 생판 모르는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면 모르겠는데 수십년간 알아왔던 후원자에게 돈을 얻어 썼다면, 그것이 과연 형법상 뇌물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듭니다. 도덕적으로는 비난 가능성이 있으나, 그의 주장대로 달라고 한 적도 없고, 본인 모르게 가족들이 돈을 받아 썼다면 그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정치적인 책임은 그에게 귀속됩니다만)



아마도 검찰의 시나리오는 이랬겠지요. 우리 판례가 뇌물죄 성립을 위해 요구하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란 구성요건은 완화해서 보고 있다. 대통령은 그 직무의 범위가 모든 국정 전반에 미치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은 충족되고, 대가성이란 게 특별히 뭘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좋은 관계를 위해서" 라고 해도 대가성이 인정된다. 실제로 박연차는 농협의 알짜배기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지 않았던가? 노무현의 형 노건평은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지 않았던가?  박연차가 준 돈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준 돈이 아니다. 다 쓸 데가 있는 돈이다. 큰 틀에서 보면 박연차가 뿌린 돈의 힘이 드러나지 않았나? 노무현이 직접 그 돈을 안 받았어도, 뇌물죄로 처벌해야 마땅하다. 다른 공무원들도 다 그렇게 처벌 받지 않았나? (판례를 흔들대며) 원래 공무원이 이렇게 큰 뇌물 받으면 구속수사가 원칙인데 전직 대통령이라 봐 준 것이다. 이미 우리는 노무현이 대통령 재직 당시 가족에게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걸 알고 있었으며, 노무현이 적극적으로 요구하기까지 했다는 박연차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뭐 게임 끝 아닌가? 당연히 뇌물죄가 성립한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노무현의 정치적 생명은 끝입니다.



(물론 무죄는 나올 수 있습니다. 뇌물죄의 성립여부는 사실관계 전체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며, 설령 가족이 돈을 받았다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는 없고, 돈 좀 달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수십년 간 친분관계를 맺어온 후원자에게 부탁한 것이 뇌물죄라고 볼 여지가 없는 건 아니나 이번 사건에서는 뇌물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박연차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상을 종합하면 무죄다...이런 식으로)



변호사이자 치밀한 정치가인 노무현이 검찰의 수, 예상된 시나리오와 그 결과를 읽지 못했을까요? 당연히 그는 자신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는 있을 지언정, 법적으로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충분히 뇌물죄로 의율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판례의 태도를 볼 때)



그 과정에서 그의 가족과 측근은 모두 구속되거나 소환 조사를 받았고, 대단히 큰 상처를 받았으며, 노무현 자신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검찰은 비열하게도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계속 흘렸습니다.



그가 설령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다 한들, 무엇하겠습니까? 아무도 무죄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짓말쟁이이자 부패한 정치인 노무현으로 기억될 뿐이지요.



저는 그것이 검찰의 시나리오이며, 이 정권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이것은 목적이 뚜렷한 수사이며, 다시 말해 표적수사입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네, 사회의 정의를 세우네 이야기를 하나, 결국 본다면 한 사람의 정치적 생명을 짓밟기 위한 (여론 재판도 포함한) 표적 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선 그러더군요. 전직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다했다고요. 네, 당연합니다. 변호사가 빤히 보고 있는 앞에서 대통령에게 함부로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식적인 예우는 당연히 지켰겠지요. 그런데 수사의 목적 자체가 뻔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수사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며, 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고로, 이 나라의 검찰은 아직도 권력의 시녀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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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아프리카부근의 한 마을이었다.
이상한 눈을 한
귀신 들린 이들이 6명이나 나와서 나를 둘러싸는데
아무리 축사를 해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내게 귀신을 쫓아내는 의식을 하겠다면서
방에 가두고 순서를 기다리라고 했다.
녀석들은 어린이의 몸에 상처를 낸 뒤,
살가죽을 벗겨내고 있었다.
피가 나온 뒤, 생기는 딱지가 귀신을 막아줄 것이라며..

필사적으로 몸을 피해 도망쳐나와 달렸는데
거리에는 나를 잡아먹으려는
검고 큰 개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너무너무 가난한 아이들이
무어라도 팔겠다며, 먹겠다며
쥐같은 것을 들고가는 것을 보았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살갗을 벗기며 하던
그들의 축사는 인간을 잡아먹으려는 것임을.

무슨 뜻일까.
너무 충격을 받았다.
괴롭고 힘든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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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났다.

노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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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썼던 글이다.

이때처럼 씩씩하게 싸워주셨으면 좋으련만.


노무현 대통령이 재밌어졌다. '더이상 참지 않겠다. 할말은 하겠다'며 정면승부할 태세를 밝히더니만 실제로 따박따박 대꾸를 하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 응원을 하고 싶어진다. 이전까지만해도 대통령이라면 바둑의 포석을 세우듯 말을 세워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이 말조심을 못한다. 대체 물밑작업이나 대책도 없어보이는 저 나이브한 스피치 기술이야말로 진정한 자질 미달이다'이라며 한심하게 여겼다. 하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 말해도 왜곡시켜버리는 일간지들에 대해서, 마치 똑똑한 초등학생처럼 하나씩 대답하는 모습이, 비록 國夫로서의 어른스러운 태도는 아니라할지라도 슬그머니 열광하게 만든다.

이번 싸움은 노대통령의 4년 연임제 발언으로 시작됐다. 우선 야권은 일제히 '개헌논의는 정략적인 발언'이라며 지탄을 해댔다. 이에 대해 노대통령은 '4년 연임을 반대하는 세력이야말로 정략적'이라며 꽤 쓸만한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4년 연임제 발언에 대해 박근혜도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짧고 시큼하게 노무현을 비판했지만 어젯밤 노대통령은 이 말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발췌개헌과 사사오입을 추진한 이승만 대통령, 3선 개헌을 날치기로 통과시키고 유신헌법을 제정한 박정희 대통령, 단임제이지만 7년 임기를 누릴 수 있도록 개헌한 전두환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이냐"고 따진 것이다.

어짜피 버릴 것 없는 야당은 늘 아전인수격으로 상대방을 비난하지만, 노대통령은 단단히 결심하며 누가 흙탕물인지 보여주기로 마음 먹은 것 같다. 그야말로 꽤나 관전하기 좋은 난타전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중앙일보에서는 이 말들을 다시 왜곡해 '그저 시끄러운 대통령'의 이미지로만 보이게 했지만, 언젠가 전모를 깨닫기 시작하는 백성들이 나쁜놈과 더 나쁜놈을 구별하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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