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가동중단..피해 클 듯
(종합)기흥공장 정전…"3Q 낸드 생산량 최대 15% 감소할수도"
김진형 기자, 정영일 기자 | 08/03 17:09 | 조회 2338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에 정전이 발생해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4분기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최대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등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590,000원 0 0.0%)는 3일 오후 2시30분경 기흥 반도체 공장 변전설비 배전반 이상으로 K2 지역에 정전이 발생, 6, 7, 8, 9, 14라인, S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와 관련 관할 소방서가 출동하는 등 일부에서는 화재설이 제기됐지만 화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소방서 관계자도 "기흥공장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화재인지 확인차 출동했지만 화재는 아니고 발전시설이 과열돼 정전이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전이 되면서 비상 발전기가 가동됐고 비상발전기를 돌리는 연료가 연소되면서 검은 연기가 발생, 이를 화재로 오인한 사람들의 신고가 들어왔었다는게 소방서측 설명이다.
화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라인이 멈춰섰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게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반도체 라인은 최적화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물량이 없어도 1년 365일 가동을 중단하지 않는다. 가동을 멈출 경우 이를 다시 최적화 상태로 되돌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결국 라인 가동이 중단됐다는 것은 전력이 다시 공급되더라도 곧바로 예전과 똑같은 생산을 재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라인 중단 당시에 투입됐던 물량은 모두 불량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며 "가동 중단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최적화시키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도 "라인이 완전히 멈춰섰을 경우 라인에 투입된 웨이퍼 전부 들어내야 하고 클리닝 작업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며 "이 경우 재가동까지 이틀정도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정전 직후 무정전 전원 공급장치가 즉각 가동돼 가스공급 등 안전시설과 핵심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 정상 가동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에 전력 공급이 중단된 K2 지역이 최근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낸드플래시를 주로 생산해 왔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K2지역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7, 8, 9라인과 시스템LSI를 생산하는 6, S라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낸드플래시는 아이폰 등 신제품 출시로 최근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제품이다. 이와 관련 푸르덴셜증권 박현 연구원은 "실제 라인에서 정전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3/4분기 낸드 생산량의 15% 정도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하반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 상승폭이 10%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기흥 공장 7, 8, 9라인은 노어와 낸드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각각 월 9만개, 10만개, 4만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가 밝힌 것처럼 무정전 시스템 가동으로 포토장비와 증착장비 등 핵심시설은 정상가동됐다면 피해가 미미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전제하고 "재가동에 이틀정도 걸리는 것은 일반적으로 공장을 멈췄을 경우로 이번 사태는 케이스가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