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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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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직원과 함께 광명에 있는 이케아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고생을 했으니 셋이서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다

아내를 기다리며 동네 카페에서
허기를 채울 음료를 시키고
오랜만에 책을 펼쳐 보았다
한시간이면 시집 두권은 뜯어먹겠다고 생각했는데

만화책 처럼 넘겨가던 시집은 내 숨을 틀어막았다.
호흡이 한 방향으로만 계속 되는 것만 같았다.
숨을 쉬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 무슨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페이지 넘길때 마다 나는 그냥
맞은 편 빌딩의 커텐 주름을
이마를 쓰다듬듯 더듬고 있었다.

복사하던 감정이 햇볕 아래로 쌓여가면서
합정동의 골목도 조금씩 어두워졌다.
카페가 밝아지자
유리창엔 옅고 못 생긴 사람 하나가
내 눈을 피하고 있었다.

밥을 먹자는 아내의 전화를 받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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