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읽겠다고 꼭 접어둔 20대 시절의 책장을 다시 펼친 것 같다. 그 땐 어떤 기분으로 이 장면을 읽었었는지 어렴풋이 기억도 나고, 뭐가 그렇게 심각했는지 풋웃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골똘했던 그 때의 내가 좋다. 인생 2회차라고 해도, 그렇게 멍청한 짓을 그대로 했겠지만 전력을 다하고 숨차 좌절하기를 반복하던 내가 눈물나 는 기억이 좋다. 엎드려 아무일도 못하던 그 저녁의 내가 좋다.
너무 깔끔한 편집은 공산품 같다 어른들이 서툴게 깎아가는 때가 꼬질꼬질한 나무 지팡이 같은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타닥타닥 소리내면서 타는 좀 매캐하기도 한 모닥불 같은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몇시인지도 모르겠는 피시방에 앉아서 우울한 노래만 고르고 있다. 6억짜리 집이 나와서 두근두근 하고 있는데 이 큰돈을 내가 써도 되는걸까 이 큰돈을 내가 빌려도 되는걸까 한달에 80만원씩 이자를 줘가며 살아도 되는걸까 두근두근하는 마음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은 5천만원을 더 올려서 집을 다시 올려놨다 열심히 살필요가 있나 삶이 시시해지는게 클릭 몇번에 결정된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 운동을 하면 건강해 진다는 것 문장을 외우면 영어를 잘한다는 것 글을 쓰다보면 말을 잘한다는 것 뻔한 방법과 뻔한 결과 하면 되니까, 하다보면 되니까 그래서 이렇게 매달리겠지 답이 없는 세상에 그래도 뻔한 일이 있다는게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