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한차례 더 소용돌이 칠 것이다. 한증막 같은 토론. 눈을 부라리고 부랄을 흔들어 대며. 눈물과 땀과 침이 범벅이 된 채 150일간 가둬놓은 체액을 쏟아내겠지. 하지만 나는 조용히 동네 피아노 학원으로 가련다. 피아노 건반이 내 미래처럼 검고 하얗다. 손가락은 맹인처럼 더듬더듬 길을 찾고 노래를 찾는다. 우리는 이번에도 엉뚱하게 첫음을 눌렀지만, 그것은 더 많이 상처받은 자들의 결정. 그들이 설령 잘못 판단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로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할지라도. 그것은 죄가 아니라 불운일 뿐이다. 이러한 시대에 태어난 불운. 잘 싸웠고 잘 놀았다. 잘 울고 돌아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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