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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권 김승옥소설 전집 中[내가 훔친 여름] / 문학동네

천이형님2003.02.27 09:33조회 수 65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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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의 한획을 긋는 당대의 소설가들이 필사의 필사를 거듭했다는
김승옥이라는 사람의 존재에 대해서
그가 학교에 찾아 왔을 때까지도 몰랐다.

그는 지금은 소설을 쓰지 않고, 예수만 믿는다
소설가 박완서는 이런 그를 보고  "이런다가 나도 한줄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라며 자신의 신앙에 대해 염려가 들때도 있다고 한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학사의 큰 임펙트를 남긴사람.
가요계로 따지면 유재하같은 존재가 아닐까싶기도 하고 말이지.

실용서가 아닌 소설을 읽은 것은 아주 오랫만이었다.
그것도 한국소설.
약간은 기대감에 부풀어 읽었는데,
붉은 밑줄을 치게 만드는 시원한 몇몇 문장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뛰어난 감동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고
요즘의 그런저런 소설들과 흡사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소설이 끝나기 10페이지 전쯤, 갑자기
"앗, 이게 언제 쓰여진 거지?"
1967

내가 태어나기 10년전에 이런 문장을 쓰다니
40년 가까이 지나, 아들보다도 어린 내가 읽는대도
어색함이나 껄끄럼움 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니
당시의 그가  얼마나 앞서갔으며
오늘의 소설은 또한 그의 영향력에서 몇걸음 벗어나지도 못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인문대 중퇴생 창수와  가짜 대학생 영민이 무작정 기차를 타고
여름을 훔친다는 이야기.

주인공이 가진 것이라고는 고작 충분하지도 못한 학벌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마디가 굵은 속물들이며
그 안에서 결국 가짜대학생 영민처럼 기생하거나,
아니면 사범대생 선배처럼 용기있게 맞서다가 피범벅이 되거나
주인공 창수처럼 자신에게 떨어진 작은 행복에 고마워하며 자리를 뭉개면 된다는
스토리가 여지없이 지금의 나를 생각하게 하며

우울하게 만들긴 했지만

그의 소설을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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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권 태양의 화가 - 반고흐/ 시공디스커버리 총서 (by 천이형님) [re] 그리고 그의 단편소설 몇 개 더 (by 천이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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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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