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게으름뱅이가 아니다
미루는 습관 지금 바꾸지 않으면 평생 똑같다 -닐 피오레 지음/ 이지앤/
제출해야하는 레포트가 있어서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두시간 넘게 온라인 고스톱만 치고 있다. 아까부터 두 눈 벌겋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왜 나는 컴퓨터에서 손을 못 놓고 있다. 일은 자꾸만 밀려가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중간고사철이 되면 평소에는 보지 않던 ‘동물의 왕국’같은 다큐멘터리나 딱딱한 ‘신문 쪼가리’마저 재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회할 줄 알면서도 이런 기간만 되면 여지없이 이러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려한다. 왜 이런 일들을 반복하게 되는걸까. 그런 일을 하는 스스로가 원망스럽고 답답하게 느껴지면서도 말이다.
당신도 나처럼 혹시 일을 미루고 사는가? 주위에서는 당신을 ‘게으름뱅이’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싶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지만 당신은 ‘완벽주의자’일 확률이 더 많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일을 미루는 당신은 어쩌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세상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완벽주의와 좌절감,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일을 미루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어쩌면 당신은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것.인.지.도.모.른.다. 저자는 그 두려움의 원인에 대해서 친절하게 밝혀준다. 또한 그러한 부담을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하는 법에 대해 말해준다. 지금까지의 많은 ‘자기 관리 경영서’가 방법적인 시간관리 측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 책은 심리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학이다. 시작하면서 짜놓은 원대한 시간 계획표가 올해도 여지없이 실패라면, 혹은 곧 대학생이 되어 지금과는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맞닥드리게 될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게으름뱅이라 불리우는 많은 완벽주의자들이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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