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by 천이형님 posted Sep 0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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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 이리카페에 손님이 가득차서, 오늘은 문화다방으로 갔다. 나말고 손님이 한쌍, 30대는 넘는 중년의 남녀인데 존댓말을 주고 받는 것으로 봐서 소개팅 자리인 것 같다. 신경쓰지 않으려 멀찍이 앉았는데, 아까부터 대화가 너무 잘 들린다.

 

소개팅 자리에선 플리마켓의 주인장처럼 자기 인생을 예쁘게 펼쳐놓으면 좋을 것 같은데, 남자는 과외선생님처럼 따박따박 이래야한다 저래야 한다, 별로 대단한 논거도 없이 상대를 가르치려하고 있다.  그러다가 조용한 말투의 여성분에게 몇번 되치기를 당하고는 무안해한다.

 

남자의 말은 슬쩍 듣기에도 헛점이 많아서, 모순을 지적하면 이말 저말을 계속 덧붙이고 있었다. 대화가 무슨 흥부가 입은 옷처럼 누더기가 되어갔다. 그런데도 왜 가르치려 들까. 이런건 상대의 말에서 잘 배우기만 해도 점수를 따기 쉬운 게임인데 말이다. 


‘나는 SOLO’ 의 블랙코미디가 현실에도 생생하다니 놀랍다. 나도 저런 소개팅 해보고 싶다ㅋ. 진짜 잘할 자신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