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선배와 이야기 할때는 장애를 느낀다. 최근에 변기 뚜껑이 떨어져 수조에 조각이 났다는 평범한 이야기 조차. "변기가 원래 두꺼운데, 왜 깨지지? 뚜껑은 그게 잘 안빠지는데 원래?" 이런 대답을 던져, 내 말을 믿을 때까지 몇번을 반복해 설명해야 했다. 변기 뚜껑보다 내 뚜껑이 먼저 열렸다
어제 점심을 먹다가는. 비리를 저지르고 착복한 옛 부장의 이야기를 꺼냈는데 두번세번 그럴리가 없다고 한다. 내가 겪은 4년간의 절절한 경험을 너무도 쉽게 부정하는. 그 올라간 입꼬리가 불쾌했다. 내가 굳이 그걸 설명하기 위해, 옛 동료를 부르고 출입기자를 부르고. 길길이 날뛰다가 결국 언성을 높였다.
일단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고, 이단은 상대의 말에 대한 신뢰가 없다. 대화를 하고 나면 묘한 모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 설득할 필요도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인연은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