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그 땐, 어떻게든 그 사람하고 전화를
한 번 하고 싶었는데 별 핑계거리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전화를 한답시고, 생각해낸 것이
당시의 내 멤버로 있던 누군가의 일을 끄집어 내서 (미안하다 n.n)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 묻는 방법이었다.
한참 긴장을 하다가는 애라이 모르겠다..하며
수화기의 버튼을 눌렀다.
"저에요..뭐 좀 물어볼라고-"
그 순간, 수화기 너머의 수선스러운 소리
거기서 들리는 것은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보고있던 그의 어머니와 언니를
황급히 방으로 들여보내는
'분.명.조.금.은.흥.분.된.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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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다.
서툴은 나의 수작질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만
지금 내 방 콜크보드에는 그 당시의 상담(?)흔적을 느끼게 하는
"하나님이 말하는 자기는.."
"존재..찾으시는 하나님"
"-진짜 나오는 말"
"내가 누구인지 이제 알았습니다-" 등의
이제는 해석을 할 수 없는 메모가 여전히 붙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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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얼마전에는 공개된 장소에서 그를 마주칠 일이 있었는데
밖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에 서서 인사하는 그를 보고 내가 당황하자
대강의 사정을 알고 있는 한 후배녀석이
나가는 다른 통로를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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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요즘 취직하고자 하는 회사의 웹진을 훑어보다가
누가 스노우캣을 링크 시켜놓은 것을 보고 찾아 들어갔다.
예전에 그가 쑥스럽게 보낸 메일에 들어있던
스노우캣 그림과 함께
몇가지 일들이 떠올라서 끌적인다.
중년의 여자와 젊은 청년이 사랑을 시작한다는 이야기의 광고냐?
아니면, 중년의 여자를 통해서 옛사랑을 추억한다는 얘기냐....?
아무래도 전자면....뭔가 이상한데....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