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학부나마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으로 이번 피디수첩 논란에 대해 일련의 공포를 느낀다.
내가 알기로는 누군가 오직 MBC에만 의혹의 팩트를 제공했다고 들었다. 제공자 측에서도 KBS나 SBS보다 그만큼 신뢰감이 있었겠지. 아무튼 MBC가 그것을 취재하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당연한 임무다. "세상이 황우석 박사를 칭찬하는데 일색이고, 기대감도 무척이나 크니까 이번엔 쉬쉬하고 우리도 이에 편승해야 않겠는가." MBC 피디들이 얍삽하게 이렇게 했어야겠을까. 의혹이 생기면 있으면 질문을 던지고 분명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을 대신한 언론의 당연한 소임이다.
오히려 실망스러운 것은 같은 언론인으로서 십분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SBS가 "MBC 이놈들 하는 거 보래요."식으로 <이 죽일 놈의 MBC>를 만드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그들도 똑같이 행동했어야 했을텐데 팔짱만끼며 혓바닥만 낼름거리는 꼴이라니.
나는 오히려 황우석 박사측의 함구가 이해가 안간다. 그야말로 삐친걸까. 황 박사님 정도라면, 교수된 입장으로 학생에게 설명하듯 차근차근 분명히 해주고 국민들을 끌어가주리라 생각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검증에 협조할 수 없다"며 그들은 도장을 내리찍었으니 더이상 해결할 방도가 없다. 윤리문제를 들먹여 곤혹스럽게 했던 MBC만 계속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될테지.
개인적으로 황박사의 연구가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거짓이었다면 아마 새튼 교수와의 공동연구에서 뽀록이 났을 것이다. 실용화 되는데 수십년이 걸린다 하더라도, 지금 출발지점에서 그는 그의 몫을 다했다. 그러나 MBC 또한 언론사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것이다. 역할분담은 이정도로 나누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한다.
일련에는 사이언스 지가 이미 검증한 일을 엠비시가 왜 나서서 설레발이냐는 의견도 있다. 5공시절, 어른들이 하는 일을 왜 대학생들이 나서서 지랄이냐.는 동네 어른들의 말투가 떠오른다. 질문을 던지는 입을 틀어막는 쪽은 뭔가 꿀리는 게 있는 거 아닐까. 사실 엠비시가 방송국에서 검증하나. 그들도 자신의 역량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위 기관에 의뢰를 부탁했다. 게다가 네티즌들이 그리 철저하게 신봉하는 사이언스 지. 논문검사만 실시했다던 이들도 이제는 코멘트 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MBC가 검증을 하면 연구실적에 흠이 발생하는가. 있었던 공적이 없어지는가. 기억하건데 MBC는 줄곧 "당신들은 사기꾼이오"가 아니라 "의혹이 있으니 밝혀주시오"라는 자세를 유지했다. 대체 네티즌들은 왜 이리 경악하는지 모르겠다. 마치 반인륜적인 짓을 자행하는 패륜아를 보듯 그야말로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다. 난 무섭다. 촛불시위를 한다며 설레발을 치는 애들 때문에 더 무섭다. 그걸 애국심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무섭다. 우리사회가 한번 바람에 휩쓸리면 이만큼까지 균형을 상실하는 사회였던가.
나는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우리사회의 희망이라 생각했다. 당시에도 축구공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에너지. 이 에너지만 있으면 정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런데 이제 그 장면이 공포로 다가온다.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민족성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련의 사태에서 나는 계속 파시즘이 느껴진다. <국익>이라는 말만 앞세운다면 이제 사람들은 무슨일이든 할 수 있겠구나. 윤리도 무시, 이의 제기도 불온한 일. 비판마저 허용하지 않는 유신헌법과 무엇이 다를까.
두려운 일이다.
내가 알기로는 누군가 오직 MBC에만 의혹의 팩트를 제공했다고 들었다. 제공자 측에서도 KBS나 SBS보다 그만큼 신뢰감이 있었겠지. 아무튼 MBC가 그것을 취재하는 것은 언론인으로서 당연한 임무다. "세상이 황우석 박사를 칭찬하는데 일색이고, 기대감도 무척이나 크니까 이번엔 쉬쉬하고 우리도 이에 편승해야 않겠는가." MBC 피디들이 얍삽하게 이렇게 했어야겠을까. 의혹이 생기면 있으면 질문을 던지고 분명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을 대신한 언론의 당연한 소임이다.
오히려 실망스러운 것은 같은 언론인으로서 십분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SBS가 "MBC 이놈들 하는 거 보래요."식으로 <이 죽일 놈의 MBC>를 만드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그들도 똑같이 행동했어야 했을텐데 팔짱만끼며 혓바닥만 낼름거리는 꼴이라니.
나는 오히려 황우석 박사측의 함구가 이해가 안간다. 그야말로 삐친걸까. 황 박사님 정도라면, 교수된 입장으로 학생에게 설명하듯 차근차근 분명히 해주고 국민들을 끌어가주리라 생각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검증에 협조할 수 없다"며 그들은 도장을 내리찍었으니 더이상 해결할 방도가 없다. 윤리문제를 들먹여 곤혹스럽게 했던 MBC만 계속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될테지.
개인적으로 황박사의 연구가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거짓이었다면 아마 새튼 교수와의 공동연구에서 뽀록이 났을 것이다. 실용화 되는데 수십년이 걸린다 하더라도, 지금 출발지점에서 그는 그의 몫을 다했다. 그러나 MBC 또한 언론사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것이다. 역할분담은 이정도로 나누고 각자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한다.
일련에는 사이언스 지가 이미 검증한 일을 엠비시가 왜 나서서 설레발이냐는 의견도 있다. 5공시절, 어른들이 하는 일을 왜 대학생들이 나서서 지랄이냐.는 동네 어른들의 말투가 떠오른다. 질문을 던지는 입을 틀어막는 쪽은 뭔가 꿀리는 게 있는 거 아닐까. 사실 엠비시가 방송국에서 검증하나. 그들도 자신의 역량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위 기관에 의뢰를 부탁했다. 게다가 네티즌들이 그리 철저하게 신봉하는 사이언스 지. 논문검사만 실시했다던 이들도 이제는 코멘트 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MBC가 검증을 하면 연구실적에 흠이 발생하는가. 있었던 공적이 없어지는가. 기억하건데 MBC는 줄곧 "당신들은 사기꾼이오"가 아니라 "의혹이 있으니 밝혀주시오"라는 자세를 유지했다. 대체 네티즌들은 왜 이리 경악하는지 모르겠다. 마치 반인륜적인 짓을 자행하는 패륜아를 보듯 그야말로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다. 난 무섭다. 촛불시위를 한다며 설레발을 치는 애들 때문에 더 무섭다. 그걸 애국심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무섭다. 우리사회가 한번 바람에 휩쓸리면 이만큼까지 균형을 상실하는 사회였던가.
나는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우리사회의 희망이라 생각했다. 당시에도 축구공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에너지. 이 에너지만 있으면 정말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런데 이제 그 장면이 공포로 다가온다.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민족성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련의 사태에서 나는 계속 파시즘이 느껴진다. <국익>이라는 말만 앞세운다면 이제 사람들은 무슨일이든 할 수 있겠구나. 윤리도 무시, 이의 제기도 불온한 일. 비판마저 허용하지 않는 유신헌법과 무엇이 다를까.
두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