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출장을 다녀와서 오늘 하루 집에서 쉬었다. 이틀 동안 여러 곳을 다녔다. 자재암 마당에서 내 손을 핥던 하얀 개가 생각난다. 소요산의 단풍나무들보다도 나는 그 개의 마르고 찬 혓바닥에서 가을을 많이 느꼈다. 오늘하루, 푹 쉬며 마르탱 모네스티에가 지은 자살을 읽었다. 대학시절, 몇 몇 이들이 자살 실패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문학적 허영심에 찌든 치기 어린 말 같아서 곧이곧대로 듣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래도 내 성격상의 문제 같다. 내게는 타인의 슬픔을 비웃는 버릇이 있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나도 진심으로 죽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의 밤, 불광동 지하방에서 한없이 떨다가 내려놓았던 그 식칼을 생각한다.
05. 11. 14.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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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글이 꽤 좋다. 신기섭이라는 사람이다.
05. 11. 14.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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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글이 꽤 좋다. 신기섭이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