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성 없던 내가 열 달을 기다렸다. 병원에서 너를 기다리면서 처음으로 기도란 걸 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 나도 태어났다. 아빠하고 불러주기를 기다렸다. 처음 아빠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무뚝뚝한 내 얼굴에 하루종일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첫걸음 떼기를 기다렸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빠하고 안겨주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너를 안으면 하루의 모든 근심이 달아나는 것 같았다. 학교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다음날이면 너는 학생, 나는 학부형이 되는 날이었다. 입학하기 전날 밤 나도 설레임에 잠을 설쳤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싸운 것도 아닌데 조금씩 조금씩 서먹서먹해져 버렸다. 그토록 기다렸던 너였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새끼인데.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다. 나는 아빠다.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