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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무라카미 류의 소설인데 내용은 기억에 없고,
요즘에 자꾸 역자 후기가 떠올라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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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터시'를 번역하는 동안의 일이었다.
한 조그만 여자아이가 사랑에 빠져 힘들어 했다.
언제 이 사랑의 끝이 올까 불안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막 번역한 '엑스터시'의 내용 일부를 들려 주었다.

<파일럿의 가장 큰 불안은 비행기가 추락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알코올을 많이 하는 사람의 가장 큰 불안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일럿은 실제로 비행기를 추락시킴으로써, 알코올을 많이 하는 삶은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가 됨으로써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번역이 거의 끝날 즈음에 조그만 여자아이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을 끝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탈고를 하는데 왠지 눈물이 났다. 그녀의 사랑이 슬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랑이를 잡기 위해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것과 불안을 떨치기 위해 불안 속에 몸을 던지는 것은 의미가 틀리다. '엑스터시'를 읽은 독자들이 후자의 어리석음을 범하는 불상사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마 무라카미 류는 불상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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