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읽겠다고 꼭 접어둔 20대 시절의 책장을 다시 펼친 것 같다. 그 땐 어떤 기분으로 이 장면을 읽었었는지 어렴풋이 기억도 나고, 뭐가 그렇게 심각했는지 풋웃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골똘했던 그 때의 내가 좋다. 인생 2회차라고 해도, 그렇게 멍청한 짓을 그대로 했겠지만 전력을 다하고 숨차 좌절하기를 반복하던 내가 눈물나 는 기억이 좋다. 엎드려 아무일도 못하던 그 저녁의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