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어깨가 썽이 났다.
사실 아프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멀리있는 물건을 짚으려 손을 뻗을 때도, 잠바 소매에 손을 집어 넣으려 할 때도
누가 머리에다 대고 스턴건의 방아쇠를 당긴것처럼 찌릿하다.
그래
내 오른쪽 어깨는 꽤 오래전부터 혹사당했다.
고교시절에는 매일같이 11시까지 자율학습을 했다.
3년동안 한번도 편하게 맘을 내려놓지 못한채
농구가방이 불룩해 질 정도로 전과목의 교재를 메고 집으로 돌아갔다.
10.432kg에 달하는 M60 기관총을 들고 몇날며칠의 행군을 하고 난뒤
나는 무언가를 메고 있는 것만으로도 멍이 들수 있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군용셔츠를 벗은 이등병의 어깨에는 정육점의 돼지처럼 파란 도장이 박혀있었다.
날카로운 주먹으로 단박에 상대를 제압하겠다며 가라데를 익히던 시절에도 어깨는 쉬지 못했다.
내 힘으로 사람을 제압한다는 걸 처음으로 경험했을때 나는 정말 감격 했다.
그리고 180이 넘는 키와 80kg의 체중은 자신감을 더했다.
늘 입으로 슉슉 소리를 내며 수백번 찌르기를 하던 내 동작뒤로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어"
예술을 해보겠다고 중고차 가격에 맞먹는 카메라 장비를 샀을 때도 그랬다.
어떻게든 내 허영심을 채워줄 사진을 만들어보겠다고 사방팔방 뛰어다녔지만
한껏 추켜올려진 내 어깨에 비해 결과물은 늘 형편없었다.
그리고 몇년 뒤 방송국에 들어왔다.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이곳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 같았지만
시간이 쌓이자 사람들은 내게 PD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국민들을 상대로 한다는 영웅심에 사로 잡혔고.
들떠 있는 내 어깨 너머로
매니저와 작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공손하게 걸음을 걸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몇명의 밥그릇을 걷어찰 수 있는 작은 권력이 주어졌다.
그리고 얼마전에 그 권력을 빼앗겼다.
물리치료실에 들어갔다.
저주파 치료를 받으면서 어깨가 경련을 한다.
저주.파라는 이름이 요즘 내 기분에 걸맞는 치료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커튼 너머 간호조무사의 주고 받는 소리가 들렸다.
"그 환자, 이제 그만 할때 된거 같은데요"
사실 아프기 시작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멀리있는 물건을 짚으려 손을 뻗을 때도, 잠바 소매에 손을 집어 넣으려 할 때도
누가 머리에다 대고 스턴건의 방아쇠를 당긴것처럼 찌릿하다.
그래
내 오른쪽 어깨는 꽤 오래전부터 혹사당했다.
고교시절에는 매일같이 11시까지 자율학습을 했다.
3년동안 한번도 편하게 맘을 내려놓지 못한채
농구가방이 불룩해 질 정도로 전과목의 교재를 메고 집으로 돌아갔다.
10.432kg에 달하는 M60 기관총을 들고 몇날며칠의 행군을 하고 난뒤
나는 무언가를 메고 있는 것만으로도 멍이 들수 있다는 것을 처음 경험했다.
군용셔츠를 벗은 이등병의 어깨에는 정육점의 돼지처럼 파란 도장이 박혀있었다.
날카로운 주먹으로 단박에 상대를 제압하겠다며 가라데를 익히던 시절에도 어깨는 쉬지 못했다.
내 힘으로 사람을 제압한다는 걸 처음으로 경험했을때 나는 정말 감격 했다.
그리고 180이 넘는 키와 80kg의 체중은 자신감을 더했다.
늘 입으로 슉슉 소리를 내며 수백번 찌르기를 하던 내 동작뒤로 사범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어"
예술을 해보겠다고 중고차 가격에 맞먹는 카메라 장비를 샀을 때도 그랬다.
어떻게든 내 허영심을 채워줄 사진을 만들어보겠다고 사방팔방 뛰어다녔지만
한껏 추켜올려진 내 어깨에 비해 결과물은 늘 형편없었다.
그리고 몇년 뒤 방송국에 들어왔다.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이곳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 같았지만
시간이 쌓이자 사람들은 내게 PD라는 타이틀을 달아주었다.
국민들을 상대로 한다는 영웅심에 사로 잡혔고.
들떠 있는 내 어깨 너머로
매니저와 작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공손하게 걸음을 걸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몇명의 밥그릇을 걷어찰 수 있는 작은 권력이 주어졌다.
그리고 얼마전에 그 권력을 빼앗겼다.
물리치료실에 들어갔다.
저주파 치료를 받으면서 어깨가 경련을 한다.
저주.파라는 이름이 요즘 내 기분에 걸맞는 치료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커튼 너머 간호조무사의 주고 받는 소리가 들렸다.
"그 환자, 이제 그만 할때 된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