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투더퓨처

by 천이형님 posted Jan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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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고퀄이라는 말이 있다.
장난 삼아서나 해봄직한 일에 너무 열정을 들이는 순간,
비야냥 거리며 뱉게 되는 말이다.

나는 주로 이동중에. 거리를 걷거나 운전을 하다가
별것 아닌 상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불쑥 찾아드는 시덥지 않은 생각에,
종종 쓸데없이 고퀄을 투자할 때도 많다.

"만약에 타임머신이 생겨서 딱 하루만 돌아간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보통은 로또번호를 이야기 할텐데.
딱 한번의 기회라는 가정에 생각이 머물러졌다.
그 때 그 파업만큼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아야 한다고 말할까.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걸 막아야할까.
박근혜를 뽑은 총선에 대한 국정원 개입을 밝혀야 할까.

아니면 더 거슬러 올라가서, 김구 선생의 암살을 막아야 할까.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문다.
더 가치있는 일은 무엇일까.


하지만 두렵기도 했다.
게다가 하루의 시간.
그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줄리도 만무하고,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기도
역부족일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비겁하게 드는 생각이
그냥 그 시절의 아버지에게 돌아가서
덥썩 한번 안아드리고,
삼겹살 두근 사다가
로스구이 좀 대접해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입에 쌈한 번 넣어드리고
그냥 푸욱 안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