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심란해서.. 차가운 방구들에 등을 대고 하염없이 천정을 보고 있었다.
생각을 정리하고픈 마음에 이문열 <사색>을 다시 뒤적여봤다.
분명히 이 책에서 봤던 구절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섯번을 샅샅이 훑어봐도 보이지 않았다.
찾고싶은 구절은 없었지만, 나름의 소득.
생각의 거리는 여전히 그의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문열은 분명한 대가다.
나로써는 죽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비록 나와는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가 나누는 생각들은 어디 외국서적의 책장 나부랭이에서 적당히 편집, 인용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분명하고 깊은 고뇌속에서 나왔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비록 적이라 느껴지는 때가 대부분이지만, 조조가 관우의 탁월함을 인정하듯이...
나도 그의 천재성을 십분 인정한다.
아직 나는 이땅에서 제대로 된(?) 논리로 지탱하는 '보수'는 이문열 밖에 보지 못한 것 같다.
오늘 이문열 <영웅시대>를 새로 잡고는 학교를 땡쳤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분명하고 치열한 담론이
역사 속에서-
그리고 '민중..' 과 '소인텔리'의 시각에서 풀려나간다.
<이념>의 회의와 한계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해보지만,
그들은 결국 구원받지 못하고 죽어간다.
이상하게..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으로 넘실대는 이 괴로운 세상.
그의 책을 읽고 나서 늘 그랬듯이
또 나는 한참을 버벅거릴 것 같다...
이야기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
그 밖의 이문열 추천도서 -<젊은 날의 초상> -이것도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