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말이다

by 김혜란 posted Nov 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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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큐티하고


날마다 기도한다.


 


주일은 하루 종일 교회에서 보내고


월요일은 리더 모임


화요일은 엘지엠


목요일은 쎌모임


 


말씀이 넘쳐난다.


나눔도 넘쳐난다.


 


마치 말씀의 홍수 속에서 사는 기분이다.


 


근데...


가슴은 공허하다.


정말이지 너무 이상하다.


 


말씀을 봐도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고..


도대체가 가슴에 와닿지가 않는다.


 


나는 말씀을 그저 '연구'하고 있는걸까


하나님과 대면하여 '교제'하고 있는걸까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는 것


너무나 잘 아는데..


난 가끔 두렵다.


 


말씀이.. 말씀이 너무 많다.


곱씹고 소화해야 할 말씀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조금씩.. 지친다.


 


야고보 사도가 그런 말씀을 하셨더군.


너무 많은 말을 하면 심판을 받으니까


여러분은 너무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고.


 


아는 만큼 행하지 못하는 것


내가 정의하는 만큼의 그리스도인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지 못하는 것


 


문제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이


내 현재 상태인 줄 안다는 데 있다..


 


난 하나님을 만나고 있는걸까.


어제 오늘 하나님을 찾았다..


길 잃은 아이처럼..


하나님.. 하나님...


 


이전에는 아침에 눈뜨면 하나님이 제일 먼저 생각나고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었는데


그런 삶이 너무나 내겐 자연스러웠는데


어느새.. 애쓰지 않으면


내 삶 속 그 분의 자리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줄곧 한 열정으로 일생을 바쳤던 바울 사도.


그는 하나님과의 뜨거운 교제를 가졌던 사람이었겠지.


그러했기에 복음을 그토록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다른 것은 배설물로 여길 수 있었겠지.


 


난.. 하나님을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하나님에 '대한' 지식 말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얼만큼일까.


내 삶의 자락 자락


그 분의 흔적은 얼마나 묻어있을까..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조금은 자신있지만


나의 행함에 묻어있는 흔적으로 판단하신다면


솔직히.. 자신이 없는데.


 


주님 나를 긍휼히 여겨주세요.


하나님.. 더 깊이 알기 원하는데


머릿 속에 갇힌 하나님이 아닌


내 삶 속에서 살아서 역동하시는 하나님을.


 


그래서 이번 겨울


혜란이는 방글라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