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장의 플라타나스를 보면서 여름내 호기에 겨워 내뱉었던 말 조국 사회 정의 또, 그리스도의 나라 가지 가지마다 무성한 잎을 만들어내면서 나도 그들과 더불어 꽤나 신이 났었다. 이제 어느덧 날은 쌀쌀해지는데 변변한 열매 하나 제대로 맺지 못한 마디 끝이 허전하고 내가 했던 그 당찬 말들을 지켜나가며 겨울을 보내기에는 나의 뿌리가 너무 얕게 내려져왔던 것을 안다. 이제 슬그머니 놓아버리는 나의 목쉰 정의 발아래 비웃어지는 푸석한 마른 잎으로 남겨지는데 그렇게라도 다가올 추위 속에서 마른 삭정이 같은 가느다란 내 양심이나마 지킬 수 있기를 이젠 부담스러워 그동안의 참 많았던 말 들 그 안에 진실이 조금이나마 담겨있었다면 나를 직면하게 만드는 이 시련 속에서 제대로 썩어지는 거름이 되어다오 그리하여 내 영혼에 훈풍이 돌아올 어느날에는 비틀어진 가지 끝에 나마 그분께 드릴 고운 열매 하나 바랄 수 있도록. 유천. 2000년 10월 19일 새벽에- Prev 천이~! 천이~! 2000.08.13by 은하 인간미 Next 인간미 2000.08.13by 조준 목록열기닫기 Articles 작년 가을에 썼던.. 유천2000.08.13 00:00 인간미 조준2000.08.13 00:00 형 김효주2000.08.13 00:00 저도 효주형의 글을 보고.. 조준2000.08.13 00:00 안도현- 봄 소풍 유천2000.08.13 00:00 448 449 450 451 452 453 454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