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침번

by 천이형님 posted May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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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데도 밭의 식물들이 밤새 보초를 선다. 녹색 판초우의를 이파리처럼 뒤집어 쓰고는 교대근무자도 없는 밭을 지키고 서있다. 면회 한번 오지 않는 무심한 부모를 원망하지도 못한채 줄기를 하늘로 높이 받들어 총. 안타까운 애인생각으로 공굴린 마음이 방울토마토가 되어 맺히고, 주름진 상추 이파리는 계급장처럼 삐죽 늘어가는 초여름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