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에게는 문장의 기술이나 표현법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폭발적으로 터져나왔을 때 글을 썼을 것이다. 문장력보다는 강렬한 경험이 글쓰기의 더 중요한 능력이었다."
라고 책을 읽으며 메모했는데, 어김없이 뒷부분에. 잘 정리된 그의 생각이 나왔다.
내 작업들을 돌이켜보건대 내가 맥없는 책들을 쓰고 현란한 구절이나 의미없는 문장이나 장식적인 형용사나 허튼 소리에 현혹되었을 때는 어김없이 '정치적 '목적이 결여되었을 때였다.
요즘 소설은 다들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걸까. 개인적 경험에 대한 장황한 도취와 배경묘사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이게 요즘 내가 소설읽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일 거다.
당연히 제일 먼저 하루키가 떠올랐다. 다들 그의 문장에 매료되지만, 무슨 내용이었는지 물을 때면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소설은 예술이지만, 소설이라기보다 시에 가깝다. 내용보다 문장의 가락을 느끼는게 더 중요하다.
하긴. 가사가 들리지 않는 음악을 좋아하는 시대니까. 잘 팔리는 것이 아주 이상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