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라디오 여름특집 방송 청춘의 노래들

by 천이형님 posted Aug 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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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 같은 대장정을 마쳤다. 박태환, 다나카, 이지선, 이국종, 모니카. 원래는 이들의 삶을 조밀하게 비추는 라디오 토크멘터리를 기획했는데,  (방송 2주전까지도 확정되지 않은)섭외의 난항. 조연출 없이 정규 프로그램을 병향하며 준비해야하는 현실적인 상황이 반영되어, 깎이고 깎인 뒤, 사실 특별할 것 없이 나에게만 특별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윗선에서는 거물들을 캐스팅하길 원했다.  알맹이가 있는 방송을 위해선 충분한 사전인터뷰가 몇차례 필요했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은 거물이었다. 시간을 자주 뺐기도 어렵고 컨트롤 하기도 쉽지 않았다. 

 

몰론 당사자들은 친절했다. 5명 모두에게 나는 구박을 쏟아내고 반존대를 할 정도로 친숙해졌지만, 준비과정에선 대부분 매니지먼트를 하고 계신 분들이 있어, 나의 진심과 다급함 같은 것은 늘 필터링 되어 전달됐다. 

 

‘어느 정도는 그들에게 맡겨두자‘고 마음을 돌렸다. 여백과 불안함을 동시에 안고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고저의 차이를 크게 보이지 않고 잘해주었다. 다들 진심을 담으려고 했고, 작가가 써준 대본을 보고 능숙한 진행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담으려 했다는 것에서 차별성을 획득한 것 같다. 

 

소소하게 보여지는 청취자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배철수 선배의 대타진행에 대해 배척감을 보이던 게시판의 글들도 점점 우호적으로 변하는 게 보였다. 완벽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는 만족할 수 있었다.  

 

다만 준비하는 내내 병고에 시달려, 에너지의 절반 정도 밖에 쏟아내지 못한게 많이 아쉽다.  말도 못하게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지금 내가 그렇다. 이제 말하는 것도 쓰리고 힘들다. 체중은 7kg이 빠졌고 각종 정밀 검사를 받아가는 중이다. 두어달 동안 고생하며 차곡차곡 모였던 시간외 수당은 최근에 나온 병원비 100여만원으로 한방에 탕진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