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주전에 카세트 플레이어를 샀고. 김건모 공일오비 같은 고전들을 한번 섭렵했는데. 처음엔 뿌듯하더니만 감흥도 하루이틀. 변덕스러운 나는 테이프로 요즘 노래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녹음을 하지? 장비를 더 사야하나? 선배중 한명이 요즘은 도통 사용하지 않는 라디오 효과실을 알려주었다. 그 작은 방에 앉아 정말 오랜만에 노래 수집을 했다.
이어폰을 끼고 돌아오는 길엔 나혼자 소복히 눈이 쌓여있는 길을 걷는 기분. 발이 붕 떠올라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나만 홀로 있는 이 느낌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