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은 출퇴근하듯이 저 산을 오르락 내리락 했을텐데. 현대인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나. 도통 성한 구석이 없다. 오른무릎이 시큰대고 왼발목이 부었고, 찬바닥에 앉아서 그런지 팬티에선 피가 묻어나온다. 산에서는 피톤치드를 들이키지만 도시에 돌아오면 항생제와 근육이완제를 입에 털어넣는다. 똥꼬에는 스테로이드 연고까지. 각종 화학물질로 몸을 절이는 중이다.
주말에 산에 갔다가 월화수 끙끙앓고 다시 회복하면 산에가고. 게다가 산에 가기 전날은 늘 긴장을 해서 3시간 이하로 자기 때문에 몸이 더 엉망이다. 무엇으로 부터 도망가고 싶은걸까. 신열에 걸린 사람처럼 주말이면 나는 산을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