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말했다. “그래도 사람을 보지 말고, 공약을 보고 뽑아야 하지 않나요?”
과거의 선거는 묵직한 슬로건과 정치철학이 이끌었다. 최근 선거에는 짧은 글짓기 같은 틱톡공약이 판을 흔들고 있다. 광고회사의 브레인스토밍처럼 보좌관들이 자동기술식으로 줄줄줄 써내려가고, 후보자는 다음날 그걸 읽기만 하면 끝. 근거도 대책도 없다. 우선 1억을 지급하고 매년 150만원을 주겠단다. 발전기로 펌프를 가동시키고 다시 물을 떨어뜨려 발전기를 돌리는 무한동력엔진 같은 소리다. 당분이 줄줄 흐르는 카피가 좌판에 놓였고, 편의점의 물건을 고르듯하는 선거. 이런식이라면, 달필이었던 이완용이 김구선생보다 훌륭한 지도자인게 당연하다.
지구가 한바퀴를 돌았고. 1년이 또 지났다. 태양계의 움직임처럼. 선수의 발끝을 벗어난 축구공처럼. 살아온 궤적을 보며 한 인간의 나갈 방향을 예측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까. 기득권의 카르텔, 무능한 참모, 친인척의 비리. 김병현의 볼끝처럼 어디로 튀어나갈지 알수 없는게 현실정치겠지만. 우리에게 마이너리티리포트 같은 예언자가 없는 한. 미래를 예측하는 작은 단서는 ‘그의 과거’를 찬찬히 들여다 보는 것. 답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5지선다가 나왔을 땐, 분명한 오답부터 지우기 시작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어디에 마킹해야할지. 결론은 나오기 마련이다.